영상미 뛰어난 기사 한 토막

2009. 11. 26. 15:59記事

(전략)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 한 기자가 손을 들고 "혹시 1단계로 발표할 친북인사 명단 100명에 전직 대통령이 포함돼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구체적인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에 고 위원장이 짧게 답했다. "1차 명단에는 없습니다."

이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기자회견장은 극도로 혼란스러워졌다. 기자회견장을 찾아 뒷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앉아 있던 보수우익 노인 200여 명이 욕성과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야, 김대중·노무현 뺄 거면 당장 때려치워!" "너희들 북한에서 돈 얼마나 받아 처 먹은 거야!" "잔뜩 기대했는데, 빨갱이 수괴를 뺀다고? 너희들이 빨갱이지!" "이놈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사이비 친북인명사전을 만든다고 하네!" (중략)

일부 노인들은 단상을 향해 손가락을 하며 뛰어 나오기도 했다. 일부는 몸싸움을 벌였다. 참다못한 고 위원장도 결국 발끈했다. "그럼 당신들도 인명사전을 따로 만드세요! 당신들, 좌파 쪽에서 방해하려고 온 거 아니야!" 발끈은 더욱 거센 욕설과 항의를 불러왔다. 노인들은 "뭐, 이 개OO야!" "저 놈이 이젠 완전히 미쳤구만!" "야, 이놈아! 넌 어디서 굴러먹다 왔어!" "너 간첩이지!" 등을 외치며 따졌다. 한 노인은 비장하게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뱀을 잡으려면 머리부터 쳐야 하는 거야!" 여기서 뱀은 친북좌익을 뜻하고 머리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뜻한다. 이 말에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결국 기자회견은 중단됐다. 고 위원장과 양 명예교수 등은 일부 사람들의 경호를 받으며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떠나는 이들을 향해서도 노인들의 손가락질은 계속됐다. "똑바로 해! 이렇게 할 거면 아예 시작을 말던가!" "이 빨갱이들! 북한에서 공작금 얼마나 받아 먹은거야!" (후략)
출처: "너희 빨갱이지?"-"당신들, 좌파 아냐?" 우익 싸움터 된 친북인명사전 회견장. 오마이뉴스. 2009.11.26>

정리 주간이다. 조금 심란하네.. 이제 어디에서 어떤 사람으로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