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이 저물어가네...

2012. 11. 16. 13:53도경

 

아빠랑 놀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도경.. 저녁에 아빠가 있으면 블록도 쌓고 자동차놀이도 하고

기차길 만들어 기차놀이, 아빠랑 운동하기 등등 할 일이 너무나 많아 잠자리에 들기가 언제나 아쉽습니다.

엄마도 늦으면 보고 싶다 하고, 엄마랑만 있을 땐 늘 엄마랑 놀려고 하지만.. 역시 아빠가 잘 놀아주나봐요

둘이 티격태격 하면서도... ㅋㅋㅋ

 

 

여름까지는 한동안 혼자서 정말 잘 노는 도경이었는데.. 자동차놀이 하며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우아~~ 정말 편했는데.. 요즘은 노는 것도 잠자는 것도 엄마 아빠 진을 쏙 빼놓곤 한다;;;

그래도.. 아이가 다가올 땐 기꺼이 기쁘게 함께해야지.. 라고 늘 마음을 굳게 다잡는 중.. ㅎㅎ

 

9월 어느 주말 현대백화점 행사에서.. 연을 직접 만들어 날리기 체험..

커피쿠폰 소진하러 잠시 들렀는데, 솜사탕도 주고 연 만들기 행사도 해서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다 왔다.. 연은 아직 집에 고이 걸려있고.. 그 뒤로 한번도 안 날려봤지만.. ;;;

 

 

요맘때 아이들이 특히 말이 많다지.. 자동차박물관에서 주루룩 전시된 유리진열장 속 미니카들을 보고 흥분해서

주절주절 이야기해 주는 중.. 이런 진열장이 세개쯤 있었는데.. 자동차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쉬지 않고 몇분을 내내 떠들었다;;;

요즘에도.. 뭐만 보거나 만들고 나면 꼭 "엄마, 이것좀 보세요" "이리와서 이것좀 봐봐!!" 공유하고 싶어함..

공유, 공감은 당연한 감정이겠지.. 그만큼 세상을 활발하게 흡수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더불어 삶에 대한 본능적 지향이겠지..^^

근데.. 기껏 밥 달라 뭐 해달라 시켜놓고..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 좀 보라고 불러댈 땐, 솔직이 늘 기쁜 마음이긴 힘듦.. -_-@@

 

 

10월 중순, 친구 엄마가 피자헛 50%쿠폰 있다고 해서 다같이 또 나들이 ㅋㅋ

시끌벅적 잘 먹고 나오는데, 엄마들 계산하느라 기다리는 사이 계단에서 아이들이 난장판으로 떠들자

아이들 돌보는 게 전공;;(중 하나) 인 종현이 엄마가 아이들 줄세워 앉히고 노래부르기 시작.. ㅋㅋ

아이들이 갑자기 순한 양이 되어 노래 끝까지 다 부르고,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종현엄마를 '선생님' 하고 부르기도.. ㅋㅋ

 

 

 

할아버지 병원에서 만난 6촌 동갑 성헌이와 강남스타일 춤 추기..

도경이는 기본 말춤.. 성헌이는 좀더 전문가스럽다..

도경이가 답답해서, 이렇게 하는 거라고.. 서로 다투기도 하고.. ㅋㅋ

성헌이가 도경이 말을 안 들으니까 도경이는 삐지고.. -_-;;;;

 

다음주 말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발표회를 한단다.. 요즘 연습하느라 정신없나봐..

한참 전부터 도경이가 매일 마이쭈를 받아오기에.. 선생님이 왜 마이쭈를 주셨냐고 물으니,

"도경이가 봉구연습을 잘 해서 최@@선생님이 주셨어" 한다.. 그리고 "지선이는 @@을 잘해서 배##선생님이 주셨어" 한다.

오~~ 작년처럼 또 뭔가를 준비하고 있구나 했다.

그리고 조금씩 이야기하는 게, 도경이는 때수건, 다은이는 비누거품, 동찬이랑 도현이는 물항아리라고.. ㅋㅋ

뭔가 재미있는 걸 하나보다.. 기대됨.. ㅋㅋㅋㅋ

근데 요즘에는 자유시간까지 다 할애해서 연습을 하나보네.. 도경이는 자유롭게 자동차놀이며

놀이터 도둑잡기를 할 수 없어서 조금 불만.. ^^;;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를 위해서 도경이가 조금만 참아줘~~" 했더니 "응.." 한다 ㅋㅋ

암튼.. 요 녀석은 모범생 스탈이라.. 선생님 말씀은 참 잘 듣고.. 잘 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단다..

대사도 제일 씩씩하게 하고 동작도 잘 한다고.. 아무래도 월령 높은 모범생이니 그렇겠지..

어젯밤에 발표회 이야기 하다가, 장구도 친다기에 도경이 혼자서 장구 쳐? 아니면 친구들 다같이 쳐? 물었더니

친구들도 하는데, #$이는 도경이가 하면 따라서 치고, !@이는 아무것도 안 하고 차렷자세로 서 있는단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이에 대한 험담을.. ㅠㅠ

선생님이 말을 시켜도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함께하는 놀이도 전혀 안한다고.. 말하는데

말투에서 뭔가.. 자만심과 멸시 같은 것이 풍기는... ㅠㅠ

오히려 이게 나의 편견인지 모르지만.. 아직 어린 아이가 이런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충격이었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고,

원래 많이 아픈 친구라서 그런거니까.. 도경이가 좀 불편해도 참아 주자고 타이르니 그러겠다 대답하긴 했다.

아이가.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대하고 감싸안아주길 바라는데..

내버려 두자니 마음이 아프고.. 아이에게 변화를 강요하자니 내가 너무 앞서나가서 부작용 생길 것 같고..

아이를 키우며 세상을 참 많이 배운다.. 어려워..

나에게도 자만심와 열등감이 공존하고.. 이런 나의 감수성이 아이 키우고, 아이의 사회생활에 붙어다니면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

아이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장난감 사고 하는 문제에서.. 어이없게도 나의 이런 고지식하고 깐깐함이 드러나버려서

어제는 크게 도경아빠의 비웃음을 샀음.. ㅠㅠ

그냥 도경아빠가 엄마 하고 내가 아빠 하고 싶다. 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