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想(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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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고 있을까
지난 정권 시절, 나는 그 정권이 이리 저리 휘둘리고 균형을 잡지 못함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정권이 '진보적 민주주의'로 가는 징검다리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설령 다시 보수반동집단이 정권을 장악한다 해도 그들이 할 수 있는 반동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역시 호락하지 않다. 그들은 지난 정권을 '신자유주의 쓰나미와 극단적 양극화'로 가기 직전의 마지막 저항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현 정권은 '혁명 최후의 반동'이라 평가함이 옳다. 역사의 큰 기로에 놓여 있음을 느낀다. 나는 우리 아기를, 내 소중하고 고운 아기를, 극단적 양극화 속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사회의 유력층이 되도록 만들고 싶지도 않고, 경쟁에서 패배하여 짖밟히며 사는 것은 더더욱 눈 뜨고 볼..
2009.07.08 -
12년만의 풍물공연(2007년 가을)
2007년 초여름, 무려 12년 만에 다시 장구를 잡았다. 너무나 그리워했기에, 가슴 뛰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위원회 사람들과 함께한 풍물동호회 1년 여. 필봉굿이 아니라 생소했지만, 초보 선생님들이랑 덩따쿵을 치는 시간이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잡는 장구가 나 역시 어색했던지라 기본기를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을부터는 공연에도 동참했다. 9월 경 대학로 야외공연, 11월 위원회워크샵, 2008년 3월 용산구민회관 한소래 연합공연.. 연합공연들에서는 전문가들과 고수들 틈에 끼어 "재롱잔치" 하는 취급을 받았다. 워크샵 공연도 온갖 삑사리들에 비웃음당하고;;; 그렇게 1년 남짓 강습과 공연, 강습 후 음주의 강행군이 이어지고, 지친 주력멤버들의 탈퇴 또는 위원회 퇴직으로 출석률이 급격히 떨..
2009.0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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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행복과 혼란이 교차되던 임신 기간을 보내면서 마음이 편치 않음은 이런 생각이 들 때였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글바글 살아간다. 삶은 힘들고 험난하고, 살아간다는 가치조차 인정되지 않으며, 현실 속에서 삶이란 아박다박할 뿐이다. 이 많은 생명들 가운데 또 하나의 생명을 산생하는 일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그래, 그래도 조금이라도 세상을 아리땁게 하는 그런 생명이도록 해야지. 이런 다짐이 쓸데없이 필요하곤 했다. 지난해 강의 중에, 당시의 숱한 이슈들 중 하나를 이야기하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지난 정권 시절에는, 그 아무리 정책이 엇나가도. 그 무슨 분노할 만한 일들이 터져도 그에 대한 대책들을 고민하면서,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진보해나갈 ..
2009.06.03 -
오랜만에 불러본다,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 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2009.05.25 -
복귀 전야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개월을 탈탈 털어 쓰고 드디어 오늘 복귀! 잠이 안 온다. 그대는 소풍 전날 잠못자는 아이 같다고 .. 그래. 약간의 설레임과,, 다분한 아쉬움과 걱정, 슬픔. 우리 세 식구,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거야. 사랑하며. 행복하게. 5월 4일, 휴가의 마지막 나들이로 그대 친구 가족과 함께 일산 호수공원 꽃박람회에 갔다. 가족사진. 정말 귀한 가족사진이다. 그대와 도경. 그대는 도경이랑 사진찍을때는 완전 카메라 친숙이다. (문맥이 영;;;) 도경이보다 10일 누나 가빈이와 함께 (그대는 다빈이로 기억. 뭐가 맞을까요-_-;;) 마치 베네통 광고같다; 100일 현수막에 넣을 사진 1 어린이날 집앞나들이를 빙자한 도경이 사진찍기. 도경아, 사흘동안 모델하느라 고생했어♡
2009.05.06